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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스캔들, 미국VS유럽 자동차 전쟁으로 번지나?

Lux Piano Tuning 2015. 10. 5. 17:52

독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미국과 유럽간 자동차 업계의 신경전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환경청(EPA)가 이번 폭스바겐의 조작 의혹을 밝혀낸 가운데, 유럽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회장이 미국의 정치적 음모론의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카를로스 곤 ACEA 회장이 EU(유럽연합) 회원국의 통상장관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더 타임스가 공개한 편지에서 곤 회장은 “미국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우월한 디젤 기술을 가진 유럽 자동차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여기서 곤 회장이 언급한 엄격한 조치는 EPA의 조사와 이에 수반될 것으로 보이는 강력한 리콜 및 법적 재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르노-닛산 그룹의 회장이기도 한 곤 회장은 이어 “유럽 자동차 산업에 해를 끼치는 조치를 부과하지 말 것”을 EU의 통상장관들에게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EU 회원국들은 미국이 지적한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에 대해 각 국가별로 자체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대한 재고를 해달라는 것 이라고 더 타임스는 밝혔습니다. 

서울 용산구의 폭스바겐 전시장.
서울 용산구의 폭스바겐 전시장.

한편 보도가 나간 후, ACEA는 이 내용이 수정돼 전달됐다며 진화작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자동차 업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고 간주하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시각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차를 주축으로 한 디젤 엔진 차량의 판매가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솔린 엔진에 치중했던 미국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이번 EPA의 조사 발표는 ‘디젤 깎아내리기”를 통해, 미국차의 반사이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죠.

이런 음모론를 뒷받침하는 사례와 근거도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도요타가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리콜을 해야 했을 때도 미국의자국 업체 구하기가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됐었는데요. 당시 도요타는 2008년까지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던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며 자동차 제국의 시대를 열어가는 시기였습니다. 반면 GM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파산보호신청까지 내몰렸죠. 하지만 당시 리콜로 인해 도요타는 미국에서 큰 타격을 입으며 그 수혜를 GM이 입기도 했었죠.

폭스바겐 역시 올 상반기에 504만대를 팔며 라이벌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업체에 올랐습니다. 그들의 핵심 성공요인이 바로 디젤 엔진 차량이었죠.

한편 미국 당국에 대한 미국 차 업체들의 로비도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미 상원 공공기록사무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로비자금 지출 1위는 GM(498만불), 2위 미국자동차제조업체 연합(419만불), 3위 토요타(282만불), 4위 포드(207만불) 등의 순이었는데요.

반면 폭스바겐은 63만불로 11위에 불과했습니다. 

배출가스 파문으로 물러난 마틴 빈터콘 전 폭스바겐 그룹 회장
배출가스 파문으로 물러난 마틴 빈터콘 전 폭스바겐 그룹 회장

곤 회장의 주장 역시 이런 정황들을 근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폭스바겐 관련 이슈는 갈수록 강도를 더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8일에는 마이클 혼 폭스바겐 미국법인 사장이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인데요.

이번 이슈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