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탈세혐의를 둘러싼 강호동 씨 고발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이란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결국 강씨의 방송 복귀 및
종편 출연은 시간문제가 되게 생겼다. 그의 몸값은 놀랍다. 지상파 3사에서 받았다는 회당 출연료는 900만~1200만원. 연간
20억원이 훌쩍 넘는다.
광고 수입과 행사 출연료를 더하면 연수입만 40억원에 육박한다. 종편 이적설과 함께 몸값
‘100억원설’이 나돈 이유다. 일반인들에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액수지만, 드라마 출연료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한다.
인기 탤런트의 회당 출연료는 3500만~1억원 이상.
시청률 1% 미만인 JTBC ‘인수대비’ 주인공 채시라 씨의
회당 출연료가 4500만원이라는 정도다. 몸으로 연기하지 않고 애니메이션 목소리 녹음만 해도 하루 3~5시간씩 2~3회에
3000만~7000만원. 심지어 몇 시간짜리 지방 행사 진행비가 3000만~4000만원에 달한다는 마당이다.
말값 위에 얼굴값인 셈이다. 기업체 전문강사의
강의료 역시 회당 100만~120만원에 이른다. 그에 비하면 글값은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지난 35년간 짜장면과
시내버스 요금은 24배, 대중 목욕탕 요금은 28배나 올랐다는데 원고료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문예지보다 더 주던 기업체
사보마저 외주 제작이 일반화되면서 원고료를 깎거나 전문 필자를 쓰지 않는 쪽으로 바뀐 까닭이다.
에세이라도 원고지 10장을 쓰자면 주제 정하고, 자료 찾고, 문장 다듬기까지 2~3일은 걸리는데 고료는 고작 10만원이다. 10번을 써도 세금 떼면 100만원이 안된다.
콘텐츠의 기본은 스토리요, 스토리는 글로 완성되는데 글값은 이렇게 형편없다. 연기와 MC , 강연 모두 내공을 필요로 하겠지만 연기와 MC엔 대본이 있고, 강연은 같은 내용을 되풀이할 수 있다.
반면 글은 자가복제조차 불가능하다. 세상 모든 것에 등급이 있고 그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데 글은 아무나 쓸 수 있다고 여겨 헐값으로 후려치는 한 콘텐츠 강국, 문화 강국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제인 에어’의 작가 샬럿 브론테가 14세 때 쓴 19쪽짜리 ‘더 영 멘스 매거진, 넘버 2 ’ 필사본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69만850파운드(12억4100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한 페이지에 6256만원인 셈. 2009년엔 에드거 앨런 포의 2쪽짜리 원고가 83만500달러(9억1355만원)에 낙찰됐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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